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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5 12:41

[2019 TOKYO] 최종목적은 プリン 2019 TOKYO





이틀 전의 카페가 너무 좋아서 마지막날 일행과 함께 또 와버렸다. 주인이 이따금씩 테이블 위치를 바꾼다고 했는데 이틀 전과는 테이블 위치가 또 달라져있어서 재미있었다. 이번에 앉은 곳은 제일 안쪽 구석자리. 아침 햇살이 테이블에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하는 이른 시간이었다. 마침 전날 다녀온 '시모키타자와에 대해'라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이 서재에 있어 자리로 가져왔다. 왜 나는 그곳에서 복숭아봉봉밖에 사지 못했을까, 다음에 간다면 용기 있게 이 가게 저 가게를 들어가보며 시모키타자와스러운 것을 득템해야겠다 생각했다.












체다치즈토스트에 곁들여나온 메이플시럽과 딸기잼을 보면서 이게 맞는 조합인가 생각했지만, 이틀 전처럼 또 그릇까지 싹싹 긁어먹고 행복한 기분이 됐다.












두 번밖에 안 왔지만 이 카페가 너무 너무 좋아져버렸다. 무음카메라로 사진 백 장 찍게 만드는 비쥬얼. 음료는 밀감 플로트, 이런 쥬스로 된 플로트 음료 파는 곳 처음 봤어. 디저트는 계절한정으로 나온 쟈스민크림이 올라간 사쿠라 치즈케이크를 시켰고, 이것도 역시 특이하게 단짠이었다. 여기 디저트를 종류별로 다 먹어보고 싶은데 마지막날이라는 게 아쉬웠다.









도쿄에서 사랑하게 된 카페와 작별의 시간. 아날로그 감성 뿜뿜인 手と手 우유통마저도 너무 좋았어. 안녕. 나에게 좋은 기억을 선물해줘서 고마웠어. 다음에 도쿄에 가면 아마도 매일 가고 싶을 테니 그때까지 없어지지 말아줬으면 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마침 오에도 앤티크 마켓이 열리는 날이라 안 가볼 수가 없었다. 이곳에서 정말 '심봤다'스러운 것을 득템하고 싶어서.












그릇보다도 이런 문구류들에 더 관심이 가지만 왠지 사갔다가는 귀신 붙을 것 같은 느낌. 서프라이즈를 너무 많이 봤나봐. 앤티크마켓의 심마니 되기는 실패.










다시 호텔에로 돌아와 좀 쉬다가 시간 맞춰 체크아웃한 후, 이노카시라 공원에 벚꽃을 보러 가는 걸로 마무리하기로.









환승역인 시부야에서는 스크램블 교차로의 인파도 구경했고, 하치코 동상을 굳이 보고 가겠다며 역밖으로 나와 많은 인파에 섞여 멀찌감치 바라보고는 만족하며 다시 역으로 돌아갔다. 마지막날이니 백화점에 꼭 들러야지 생각했는데 마침 갈아타러 가는 곳에서 발견하고는 비비안웨스트우드 스타킹을 색깔별로 샀다.









이노카시라선 기차는 어느 지점에 도달하니 창밖에 벚꽃이 가득차오르면서 온통 분홍빛이 됐고, 기분이 그야말로 황홀해졌다. 기차 안팎으로 벚꽃 감성 오져버렸다.











오리배가 둥둥 떠있는 -아직은 추운- 봄날의 이노카시라 공원은 아직도 벚꽃이 만발해있었다.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피크닉 매트를 가져올 걸 후회했다.










예전부터 컵홀더 디자인에 반해 한번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블루스카이는 사쿠라스탠드로 변신. 일행은 여기서 크림라떼를 샀고, 나는 이노카에서 민트초코를 마시려고 했는데 품절로 실패.










길을 걸으며 자판기에서 신기한 음료 찾기 놀이도 했다. 선택한 건 콘포타쥬와 와구리 몽블랑.










일요일 한낮의 키치죠지에서 웨이팅할 자신이 없어 공원에서 파는 야키소바를 사먹을까 하다가 웨이팅이 적을만한 곳으로 가서 제대로 점심을 먹자 싶었고, 사전조사했던 곳 중 웨이팅이 덜할 만한 곳을 갔더니 운 좋게 웨이팅 없이 맛있는 로스트비프동을 먹었다. 이건 다 여행 첫날 차은우를 영접한 은총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보ㄴ,,,,,,,,, 기승전 차은우. 계란노른자도 차은우 머릿결처럼 반짝반짝거ㄹ.......... 그만 해야지.









또 펫샵에서 정신을 잃고 아기 고양이 구경. 하휴 다들 졸린가봐 귀여워.










문구점에 들러 귀여운 딸기 편지봉투를 샀고,










동그란 브라우니 사러 왔는데 라즈베리는 벌써 품절. 안이 정말 촉촉한 게 처음 먹어보는 브라우니 맛이었다. 이것도 100개 사와서 냉동시켜먹어야 했을 맛.










키치죠지의 상점가를 구경하면서 오에도 앤티크마켓은 굳이 안 갔어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역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나 지금 연희동인가 싶었던 키치죠지의 주택가. 다리에 불을 뿜으면서도 머릿속은 푸딩 생각으로 복잡했다. 도쿄에 오기 전 여행 계획을 짜면서 '도쿄에서 푸딩을 하루에 몇 번씩 먹겠네, 이번 여행은 푸딩 여행인가' 생각할 정도였는데, 몸이 아파 계획을 줄이고 줄이다보니 정작 푸딩을 1도 못 먹어버린 것이었다. 호텔로 짐 찾으러 돌아가기 전 기어코 푸딩 하나는 먹고 돌아가야겠다며, 시모키타자와를 갈까 코엔지를 갈까 고민하다가 비교적 호텔과 거리가 만만한 시부야에 가기로!









시부야로 가는 만원기차. 기차 밖으로 보이는 보라색 꽃이 너무 예뻤다. 마지막 도쿄의 풍경에 집중하면서 가고 싶은데 시선은 자꾸 일행쪽으로 갔다. 핸드폰을 보며 춤을 추는 멕시코인과, 그 옆에 무표정하고 심드렁하게 서있는 일행이 너무 웃겨가지고 뿜어져나오는 웃음을 콧구녕 틀어막고 참으려니 눈물이 다 났다. 나중에 일행이 말하길 멕시코인이 보던 게 걸그룹 동영상이었다고 했다. 왜 그렇게 손동작이 새침했는지 알 것 같았다.












다리 아파서 택시타고 푸딩 먹으러 니시야에 도착.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생각보다 웨이팅이 길지 않아 다행이었다. 푸딩과 비체린을 시키니 친절한 점원이 푸딩이랑 비체린이 다 크림이라 배아플 수 있대서, 대신 추천해준 라떼를 시켰다. 라떼를 몇 모금 마시다가 '앗, 나 이따 비행기 타는데'하면서 놀라서 입을 뗐다. 생각없이 왜 커피를 시켰지하는 자책감은 나중에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더욱 커졌다. 작년 도쿄에서 돌아올 때 비행기에서 공황을 1도 겪지 않았던 것만 생각하고 안심하려고 했던 게 문제였다.










일행이 호텔에 가기 전 소우소우를 들르겠다고 했다. 전날 일행 것도 사다주었는데 왜 또 가나 싶으면서도 가마쿠라를 같이 가지 못했던 미안함에 같이 따라갔는데, 알고보니 내가 전날 품절로 사지 못했다고 한 양말이 혹시나 있지 않을까 해서 온 거라고. 역시나 없었지만 그 마음에 내심 감동했다. 소득 없이 소우소우를 나왔고, 호텔 앞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싶었지만 일행이 타자고 한 88번 버스를 탔다. 01번 버스보다 호텔에서 더 먼 곳에 내리는 바람에 면박을 주니까 가여운 표정을 지으며 눈치를 보는 게 불쌍했다.











호텔에서 짐을 찾은 후 모노레일이 아닌 아사쿠사선을 타고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사고 싶었던 로이스 감자칩을 잔뜩 사고 면세점을 빙 둘러보고오니 어느새 탑승시간이었다. 비행기는 꽤 먼 활주로를 배정 받았는지 이륙장 지표면을 꽤 오래 선회했고, 나는 니시야에서 마신 라떼의 카페인이 제발 내 신경을 건들지 않길, 빨리 곧 이륙한다는 기내방송이 나와주길 기도하고 있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이륙을 했지만, 동시에 위험하다 싶게 공황이 깊게 오려고 하고 있었다. 싯벨트 사진이 꺼지지도 않았지만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 들어가있다가 나왔고, 출국할 때 마시지 않고 아껴놨던 우황청심원을 조금 마시고는 길게 심호흡을 했다. 혼란했던 머리가 조금씩 차분해지면서 불안감이 가라앉았다. 









이것 덕분이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우황청심원에게 너무 너무 고마웠다. 비행 중 이따금씩 심한 터뷸런스가 찾아왔지만 마음은 평온했고, 오히려 겁에 질린 일행을 다독여줄 정도로 많이 괜찮아졌다.










기내식으로 나온 고기찜은 내 입엔 너무 매워서 밥이랑 샐러드의 햄을 반찬 삼아 허기만 달랬다. 빵과 버터, 매실젤리가 나오면 항상 집에 가져가서 먹고 잠드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덜컹덜컹 난기류와 함께 착륙을 준비하며 하강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나는 공포감보다 창밖 풍경에 집중했다. 외국인들이 서울하늘에 가까워졌을 때 이렇게 반짝이는 거리를 하늘에서 바라보며 얼마나 설레할지 생각하니, 새삼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밤에 바라본 도시의 반짝임은 정말 예뻤다.
수화물로 맡긴 캐리어는 긴시간 애를 태운 끝에 찾을 수 있었고, 택시기사가 덤탱이를 씌우는데도 그저 집에 빨리 가고 싶어 OK한 후 광란의 질주 끝에 자정도 안 된 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히치하이커를 읽다가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 이번 여행에서의 내 마음을 읽어낸 듯한 글귀였다. 데이터로밍의 문제 때문에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뱅뱅 돌며 다리 아파하거나, 촘촘히 짜놓은 여행계획은 몸이 아파 전면 취소해야 했었고, 비행기를 탈 때마다 나를 항상 긴장하게 만드는 공황장애는 여행을 마냥 설레할 수만은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여행을 돌이켜 기록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시간들도 내가 그리워하는 시간들의 단편임을 생각한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 건 컴퓨터에만 저장했던 사진들이 다 날라가버린 후로 기록을 남겨놓기 위해서였다. 비교적 이용자가 적은 듯한 이 사이트를 골라 비행공포증, 폐소공포증 정도로만 언급하며 여행을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혹시라도 공황장애로 비행이 어려운 사람들이 내 글을 보고 공감해준다면 나도 그들도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돌아오는 도쿄행 비행기 안에서는 다시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지금 나는 우선 호텔을 예매해놓고는 또 다시 여행을 갈 수 있는 용기를 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덧글

  • 2019/04/15 15:0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4/15 15:1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9/05/23 10:2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9/05/23 13:3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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